Mantis 22 (Summer 2024)
dis.orientations

Park Joon


초복

동네 사람들에게는 토종닭을 주고 타지 사람들에게는 미리

풀어놓은 폐계를 잡아 주던 삼거리 닭집 진용이네

같은 반을 하는 내내 도시락 반찬으로 닭고기를 싸 오던 진용이는

닭이 물리지 않는다고 했다

미용을 배우던 진용이는 일찍 동네를 떠났고 배달을 도맡아

하던 진용이네 아주머니는 두 해 전 초복, 빗길

위에서 오토바이를 몰다 떠났다

자주 취해 있던 진용이네 아저씨는 나를 알아보지 못 했는지

토종닭을 구별하지 못했는지 간혹 내게 폐계를

주었다

한번은 사 온 닭을 전기솥으로 삶은 적도 있었다 뜸이 들다가도

보온으로 넘어가는 전기솥 탓일까 혹은 그날도

폐계를 받아 온 것일까 닭은 밑도 없이 질겼다 이제 전기솥은 고칠

만한 곳을 찾지 못하면 버릴 만한 날을 찾을

것이다

설익은 밥을 물에 말아 먹는 것으로 복달임을 대신한다

진용이는 인천 어디에 있다는 미용실에서 백숙처럼

흰 손으로 사람의 머리털을 자르고 있을 것이다 한참을

자르다가도 멈춰 서서 이 여름 저녁으로 밀려드는 질긴

것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것이다

Originally published in We May See the Rainy Season Together by Moonji Publishing Co., Ltd.


PARK JOON made his debut in 2008 through Silchon Munhak. His first poetry collection I Took Your Name and Ate It for Some Days was a bestseller that sold over 100,000 copies in South Korea alone, ranking ninth among bestselling poetry collections on Interpark Books for five years. He won the Park Jaesam Literature Award and the Pyeon-un Literature Award in 2019, and the Shin Dong-yup Prize for Literature in 2013. Apart from the two poetry collections, he has co-authored five different anthologies and published the essay collection Though Crying Won’t Change a Thing that won the Prize for Young Artists.